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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기다리며

달력을 거는 마음

은행에서 받은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볍게 웃어넘기다가도, 새 달력을 받을 때면 좋은 기운까지 함께 받아오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넉넉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달력 한 장에 슬며시 기대는 모양입니다.

아직 올해의 날짜가 남아 있는데도 새 달력을 펼치면 마음은 먼저 다음 해로 건너갑니다. 가족의 생일을 찾아보고, 연휴가 얼마나 긴지 헤아리고, 미뤄두었던 여행도 한번 생각해봅니다. 아무 일정도 적히지 않은 칸을 보고 있으면 새로 시작해볼 만한 일들이 떠오릅니다.

돈이 들어온다는 그 말도 이런 기대와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계획했던 일을 해보고, 고마운 사람에게 망설임 없이 밥 한 끼 사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에 조금 더 여유를 갖는 일. 풍요로운 한 해를 바란다는 말에는 저마다 바라는 생활의 모습이 담겨 있겠지요.

그래서 달력을 건넬 때는 짧은 새해 인사에도 여러 마음이 따라갑니다. 하시는 일이 잘 풀리기를, 가족 모두 건강하기를, 반가운 소식을 적어둘 날이 많아지기를. 건네는 손에 그 바람까지 담아봅니다.

언젠가 이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 “올해는 참 괜찮았어” 하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 달력을 펼치는 지금의 기대가 한 해의 끝에서도 따뜻하게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